佩文齋耕織圖
1696년(청 강희 35), 2책, 목판본, 36.4×27.6㎝, C3-75
『시경』「빈풍칠월豳風七月」편을 본받아 농사짓는 농부와 누에 치는 여인의 모습을 묘사한 판화이다.
『시경』의 「빈풍칠월」편은 백성들의 노동과 삶을 월령 형식으로 읊은 시이다. 이 시에 나오는 전경을 바탕으로 농민의 생활상을 묘사한 그림이 〈빈풍칠월도〉 또는 〈경직도耕織圖〉라는 이름으로 유행하였다. 이는 궁궐에서 백성의 고충을 보지 못하고 안이한 생활에 빠질 위험이 있는 국왕을 경계하기 위해 제작한 것이다.
남송 대 누숙樓璹이 백성들의 농사짓는 모습과 누에 치는 모습을 그린 그림을 고종高宗에게 바쳤는데 그 그림을 〈누숙경직도樓璹耕織圖〉라고 하였다. 〈패문재경직도〉는 청나라 강희제康熙帝가 이 누숙의 경직도를 본받아서 흠천감원 초병정焦秉貞에게 그림을 그리게 하고 판화로 새긴 것이다. 경耕 23개, 직織 23개의 그림을 각각 1책씩 간행하였다. 그림과 함께 시를 실었는데, 경직도 그림 안에는 누숙의 시를, 그림 위에는 강희제의 시를 실었고, 다음 면에 옹정제와 건륭제의 시를 실었다. 패문재는 강희제의 아호이다. 조선시대 중종, 숙종, 영조 모두 경직도를 옆에 두고 보며 백성들의 농사짓는 고통을 잊지 않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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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耕) | 제1도 | 침종(浸種, 씨를 물에 담그기)
경(耕) | 제2도 | 경(耕, 논갈기)
직(織) | 제5도 | 착적(捉績, 걸어쌓기)
직(織) | 제6도 | 분박(分箔, 잠상 나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