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邊雪峯山釋王寺碑搨本
정조(正祖) 찬, 정조(正祖) 서, 1790년(정조 14), 전체/화면 305.4×125.0cm/221.0×105.2cm, K2-5349
함경남도 안변에 있는 설봉산 석왕사에 정조가 직접 글을 짓고 쓴 것을 새긴 비를 인출하여 족자로 장황하여 만든 탑본이다. 석왕사는 태조가 왕위에 오르기 전에 왕이 될 꿈을 해석해주었던 무학대사(無學大師)를 위해 지어주었던 사찰이다. 세 개의 서까래를 짊어진 태조의 꿈을 왕이 될 조짐으로 해석하였기 때문에 그 절 이름을 ‘석왕(釋王)’이라 하였다. 정조는 비문에서 무학대사의 고사와 사찰 내 태조가 직접 심은 소나무와 배나무의 이야기, 숙종과 영조 두 임금의 석비를 세운 사실 등에 대해 기록하였다. 그리고 인목왕후(仁穆王后) 이하 역대 왕후들이 이 사찰을 받들어 오던 중 원자(元子)가 탄생하였던 일을 상기하며 이 사찰의 공덕이 흥왕(興王)과 원자의 탄생에 있다고 하였다.
장서각에는 이 비의 탑본이 2점 전한다. 탑면에는 오금을 먹였고, 미색 종이로 장황하였으며, 막이는 나무로 만들었다. 정조의 기백이 넘치고 정연한 글씨의 풍격을 확인할 수 있는 탑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