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羅暗行御史封書
1793년(정조 17), 1장, 필사, 33.0×50.1㎝(봉투 33.2×6.3㎝), RD00126
1793년(정조 17) 4월 정조가 정동간鄭東榦을 전라 암행어사로 파견하면서 내렸던 봉서封書 등본이다. 봉서는 국왕이 암행어사에게 내리는 밀령密令이다. 봉서에는 일반적으로 사목事目을 열거하는데, 이 봉서에는 사목이 열거되어 있지 않다. 이 봉서 등본에는 작성 시기를 4월이라고 하였으나, 정확한 날짜는 확인되지 않는다. 『승정원일기』·『일성록』 등 연대기 자료에는 암행어사 임명 기록이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암행어사는 비밀리에 파견되기 때문일 것이다. 추측컨대, 4월 16일 사헌부 장령이었던 정동간이 부호군에 제수되었는데, 이때 암행어사로 임명된 것으로 보인다.
정동간이 받았던 봉서를 보면, 그가 암행해야 하는 곳은 전라도 전주·임실·진안이며, 사목 중에서의 주요 임무는 진정賑政과 곡식 장부를 살피는 것이었다. 정동간은 약 2달 동안 암행어사로서의 임무를 마치고, 6월 25일 정조에게 서계書啓와 별단別單을 올렸다. 서계에는 진주·임실·진안 이외에도 진휼을 설행한 여러 읍과 연로沿路의 여러 고을, 그리고 사목에 기재되어 있던 고을을 두루 다니며 진휼의 성실도와 정치의 잘잘못을 살펴 관찰사·병마절도사부터 수령·진장까지 논열論列하였다. 별단에는 사목에 들어 있는 조건條件과 각 고을의 고질적인 폐단에 관계된 것을 보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