承華樓書目
궁내부 편, 1905년(광무 9)경, 1책, 필사본, 30.9×27.4㎝, K2-4651
창덕궁 승화루에 소장된 서책 및 서화의 목록이다. 승화루는 서고의 하나로서 소주합루小宙合樓라고도 불렀으며, 낙선재 북쪽 상량정上凉亭 서쪽에 위치하여 현재까지 그 자리에 남아 있다. 정조가 1782년(정조 6) 세자의 공간으로 중희당重熙堂을 건립하며, 바로 옆에 주합루를 모방한 소주합루를 세웠는데, 헌종은 정조의 뜻을 이어받고자 낙선재를 세우고 소주합루를 승화루로 개칭하였다. 이 서목은 다른 서목들과는 달리 서책 이외에도 상당량의 서화류書畫類를 수록하고 있다.
전체적인 분류체계를 보면 크게 서책과 서화 부문으로 나눌 수 있다. 서책은 경류經類·사류史類·자류子類·집류集類·시류詩類·문류文類·필가류筆家類·화가류畫家類·인보류印譜類·총서류叢書類·척독류尺牘類·설가류說家類·병가류兵家類 13가지로 분류하였고, 서화는 먼저 서첩書帖과 화첩畫帖을 수록하고, 다음에 글씨와 그림을 각각 족자簇子·횡피橫披·대련對聯·횡축橫軸으로 분류하여 수록하였다. 각 서목 아래에서 책수 또는 그림 점수가 적혀 있는데, 이 서목에 수록된 분량을 합산하면 서책이 3,742책, 서화가 665점이다.
왕세자는 중희당重熙堂을 공식적인 활동 공간으로 삼고 있지만, 바로 옆에 있는 승화루를 찾아 때때로 책 속에 파묻혀 독서를 하며 여가를 선용하기도 하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