王世子入學圖
1817년(순조 17), 1첩, 종이에 채색, 37.5×24.0㎝, 국립고궁박물관
1817년(순조 17) 3월 11일 성균관에서 치러진 효명세자(孝明世子, 1809~1830)의 입학례를 기념한 화첩이다. 당시 효명세자의 나이는 8세였다. 효명세자는 순조의 아들로 순조 말년에는 대리청정을 하면서 조선후기의 정치, 문화 부흥에 노력을 다했으나 요절하고 만 인물이다.
효명세자가 입학례 장소인 문묘로 가기 위해 궁궐을 나오는 장면[출궁의出宮儀]을 시작으로 문묘의 대성전大成殿에서 공자의 신위에 술잔을 올리는 의식[작헌의酌獻儀], 박사에게 수업을 청하는 과정[왕복의往復儀], 박사의 입학 수락을 받은 왕세자가 박사에게 폐물을 올리는 광경[수폐의脩幣儀], 왕세자가 명륜당 실내에서 박사로부터 수업을 받는 장면[입학의入學儀], 입학례 이튿날 창덕궁 성정각誠正閣에서 왕세자가 신하들로부터 하례 받는 의식[수하의受賀儀]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효명세자가 스승으로부터 수업을 받는 장면인 다섯 번째 그림[입학의]을 보면, 성균관 명륜당 안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명륜당 밖 하련대下輦臺 쪽에는 타고 온 가마와 모시고 온 군사들이, 명륜당 마당에는 성균관 유생들이 줄지어 서 있다. 자세히 보면 명륜당 건물 안쪽 스승의 책상 위에 한 권의 책이 펼쳐져 있고, 다른 한 권의 책은 바닥에 펼쳐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왕세자가 비록 앞으로 한 나라의 국왕이 될 존귀한 신분이었지만, 입학식에서만큼은 스승과 제자의 예절에 따라 책상 없이 바닥에 책을 놓고 수업을 받았음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