抄啓文臣題名錄
1786년(정조 10), 1책, 필사본, 50.9×36.4㎝, 규장각한국학연구원
1781년(정조 5) 정조의 명으로 선발하기 시작한 초계문신의 명단이다. 초계문신은 묘당[의정부]에서 천거하여 선정되었고, 자신의 전공에 따라 강서와 제술을 익혔다. 규장각에서 초계문신의 학업 내용을 관리하고 시험하였으며, 그 결과를 국왕에게 보고하였다. 초계문신으로 뽑히는 것은 영예로운 일이었다. 그렇기에 1786년(정조 10)에 이시수李時秀가 서문을 쓰고, 초계문신의 명단을 기록하여 제명록題名錄을 만들었다. 이 제명록에는 정조 때 10회, 헌종 때 2회 분량으로 총 194명이 기재되어 있다.
정조 연간에 선발된 초계문신 134명 중에서 유생 과시로 문과에 합격한 사람은 83명으로 전체의 62퍼센트이다. 이것은 초계문신으로 선발된 인물의 절반 이상이 문과에 합격하기 이전부터 학문에 뛰어났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들 중 78퍼센트에 달하는 105명이 홍문관을 거쳤고, 72퍼센트인 97명이 당상관까지 승진하였으며, 그중 13명은 재상까지 역임하였다. 이것만으로도 초계문신이 엘리트 관료이었음이 증명된다.